(서울=연합뉴스) 15세기 초 조선왕실 원당(願堂)으로 건립돼 임진왜란 무렵까지 번성했으나 그 정확한 위치가 확인되지 않았던 거찰 대자사(大慈寺)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고고학적 흔적이 경기 고양시 대자동 일대에서 발견됐다. 이 넓는 들이 대자사가 있던 곳으로 추정되지만, 공사가 진행되는 바람에 유적 곳곳이 파괴됐다. <<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문화부 제공 >>
발굴없이 공사 진행..기와ㆍ도자기 파편 가득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15세기 초 조선왕실 원당(願堂)으로 건립돼 임진왜란 무렵까지 번성했으나 그 정확한 위치가 확인되지 않았던 거찰 대자사(大慈寺)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고고학적 흔적이 드러났다.
하지만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안에 위치한 그 터에서는 발굴 조사 없이 농지개발을 위한 건물이 신축되는 과정에서 유적 일부가 무단 파괴되고, 나아가 조선시대 전기에 해당하는 기와와 도자기 파편들이 무수하게 발견됨에 따라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이 관계 당국에 시급한 유적 보존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총무원 문화부는 문화유산답사회 '우리얼'(http://uriul.or.kr/)의 차문성(48)씨가 관련 문헌 검토와 현장 답사 등을 거쳐 경기 고양시 대자동이란 곳에서 대자사 터를 발견, 신고한 현장에 최근 고고학 전문가들을 급파해 직접 조사를 벌인 결과, 이곳이 대자사 터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30일 말했다.
현장조사를 한 총무원 산하 불교문화재연구소는 건물 신축 공사 과정에서 노출된 어골문(생선뼈 모양 무늬)과 격자문 등을 새긴 무수한 기와와 조선 전기 특징을 농후하게 보이는 도자기 파편을 다수 수습하고 건축물 흔적도 확인했다.
차씨는 지난 6월 이후 최영장군 묘에 인접한 이 일대를 여러 차례 답사하는 과정에서 기와, 도자기 파편과 함께 초석과 기단석을 발견했으며, 당초문을 음각하고 단청까지 한 조선시대목재 건축 부재 2점도 수습했다.
이에 따라 총무원은 경기도에 대자암 터의 역사ㆍ문화적 가치를 보호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조선왕조실록 등에 의하면 대자사는 태종 18년(1418) 2월4일, 태종의 넷째 아들이자 훗날 세종이 되는 충녕대군의 동생인 성녕대군(誠寧大君)이 병으로 14살에 죽자 그 명복을 빌기 위해 성녕대군 묘소 인근에 건립한 사찰로 처음에는 대자암(大慈庵)이라 했다.
당시 시대 분위기가 숭유억불에 있었음에도 대자사는 세종, 문종 등이 앞장 선 왕실의 적극적인 후원 아래 번성을 거듭했으며, 특히 세종 시대에는 사원지를 비롯한 땅이 250결(50만평 정도)에 상주하는 승려가 120명이었으며 거느린 노비만 수 백명인 거찰이었다.
이번에 그 터가 드러난 대자사가 이 일대 어딘가에 있었을 것이라는 간접 증거는 많았다. 우선 현재 지명이 대자동(大慈洞)이고, 성녕대군 묘와 그 신도비가 위치하며, 나아가 그 진입로에는 대자사(大慈社)라는 사당이 있기 때문이다.
고양시가 고려문화재연구원에 의뢰해 제작한 고양시 문화유적분포지도에는 전(傳.추정) 대사사지(大慈寺址)가 표시돼 있긴 하지만, 현재 그 흔적이 드러난 곳과는 떨어져 있는 곳으로 드러났다.
차씨는 이 대자사가 숭유억불이라는 조선초기 분위기와는 달리 왕실의 절대적인 비호 아래 그 원당(원찰)으로서 왕실 제례를 담당하는가 하면 그 위치가 한양과 개경을 연결하는 의주로의 1박 지점에 위치하며 자식이 없는 성령대군의 사저를 옮겨 사찰로 조영한 특이한 사례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모 항공사 직원이기도 한 차씨는 박물관 경영학으로 중앙대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최근에는 한국 박물관 역사를 탐구한 연구서를 내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15세기 초 조선왕실 원당(願堂)으로 건립돼 임진왜란 무렵까지 번성했으나 그 정확한 위치가 확인되지 않았던 거찰 대자사(大慈寺)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고고학적 흔적이 경기 고양시 대자동 일대에서 발견됐다. 이 넓는 들이 대자사가 있던 곳으로 추정되지만, 공사가 진행되는 바람에 유적 곳곳이 파괴됐다. 주변 배수로 내에 무수한 기와편이 노출돼 있다. <<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문화부 제공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