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쇄원 제월당/광풍각
가끔 "한국의 문화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라는 질문을 받곤한다. 그 말을 묻는 사람은 은근히 이집트의 우람하고 거대한 람세스식 문화를 기대하는지 모르겠지만 정작 우리 문화에서 배워야 하는 것은 시끄러움보다는 조용함, 큰 것 보다는 작음, 내 맘대로보다는 남을 생각하고 조심하는 경계심을 배우는 것이 우리 문화의 핵심이 아닐까. 곧은 가지보다는 휘어진 가지에서 더욱 강인함을 느낄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전고필 교수와 소쇄원을 함께 걸어나오면서 앞으로 10년뒤의 소쇄원을 생각해 보았다.
소쇄원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아직도 우리나라 최고의 원림일까. 그렇다면 내일의 顯示는 어떠할까. 외관상으로 크고 화려한 궁궐은 다시 복원이 가능하지만 이야기가 있는 원림이 무너지면 그냥 전설이 될 뿐이다. 다시 한번 의기투합하여 하서 김인후가 지은 소쇄원의 48영을 다시 찾을 수는 없을 지 잠시 고민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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